2009.12.31 02:55:52

 마침내 우려하던 사태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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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락하는 주가.. 출처:연합뉴스


두바이의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고 한다.
두바이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 증시도 요동쳤다.




사막 위에 핀 꽃 두바이는 원래 이름 없는 어촌에 불과했다.

두바이의 지도자인 모하메드 세이크는 석유자원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두바이를 아랍의 금융 및 서비스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막대한 오일 달러를 활용해서 최첨단 빌딩을 짓고 해외자본을 유치하면서 세계적인 번영의 상징, 창조적인 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7년 4월 두바이를 방문해서 두바이가 우리의 역할모델이라고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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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의 인공섬 팜주메이라


얼마 전 아는 분이 태평로 삼성본관 근처 빌딩에 사무실을 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국내 굴지의 은행이 건물 대부분을 쓰고 있었는데, 이 은행은 조만간 상암동에 새로 빌딩을 지어 이사를 간다고 했다.

은행 전체가 이사 가면 거의 건물 전체가 비게 될 텐데, 옆의 구 삼성본관 건물도 거의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삼성그룹이 서초동에 대형 사옥을 지어 대부분 회사가 서초동으로 이사했기 때문이다. 삼성본관에는 삼성증권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입주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면 현재 금융사들이 입주해 있는 국세청 건물의 빈사무실은 어떻게 될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사무실의 공실률이 낮은 나라다.

특히 서울의 강남, 태평로 등 시청 부근, 여의도지역 등은 빈 사무실을 찾을 수 없는 지역이다. 이런 연유로 IMF 당시 국내의 주요 건물을 사들인 외국계 투자회사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이런 높은 수익률을 구가했기 때문에 2000년대 중반부터 서울에는 새로운 첨단빌딩이 많이 계획되었고, 현재도 공사 중이다.

서울도심부의 재개발, 상암동 DMC, 서울시와 AIG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그 옆의 통일교부지에 짓고 있는 복합업무단지 Parc 1, 이미 철거가 완료된 전경련 빌딩의 재건축, 용산국제업무지구, 뚝섬 개발, 그리고 잠실 제2 롯데월드 신축 등 거의 모두가 최소 60층에서 100층 이상의 첨단빌딩들이다.

늘어나는 초고층 빌딩들, 들어서기만 하면 문제가 없을까?

이런 빌딩에 들어가서 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아진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를 보면,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기업활동은 위축되고,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출로 통계수치로는 빠르게 회복되는 것 같지만 실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기업의 투자는 미진하다. 젊은이들의 창업은 어떤가?


서울은 두바이가 아니다.


서울은 두바이가 아니다. 사막의 조그만 어촌에서 전면적인 국토재편을 통해 새롭게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500년 이상 수도로서의 역사와 전통이 있고, 한반도 문화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 서울이다. 아울러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서울이다. 대한민국의 자랑인 서울에서 무분별한 첨단빌딩 짓기 경쟁을 하는 것은 서울을 파괴하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경제 전반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아파트가격은 너무 비싸다. 그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있다. 2008년 12월 기준 가구당 부채는 4,128만원으로 전년보다 286만원이나 늘었다. 과연 이런 부채를 감당하면서도 소비가 늘어날 수 있을까? 소비가 늘지 않는데 일자리와 회사가 늘 수 있을까? 고도성장을 예상할 수 없는데 빌딩만 짓는다면 그 결과는?

우리나라 가계대출 잔액을 보면 ‘07년 약 474조였던 것이 올해 8월 537조로 2년 만에 60조 이상 늘었다. 그리고 시중의 유동자금 중 많은 부분이 부동산에 투자되어 있다. 이런 투자가 수익성이 있기 위해서는 높은 임대료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임대료가 높은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생길 수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빈 사무실이 계속 늘어날 것이 뻔한데 임대료가 높게 유지될까? 이런 곳에 투자한 금융기관이 건전할 수 있을까?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과연 남의 이야기?


미국에서도 문제거리로 예상되는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문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건물을 짓는 동안은 GDP가 증대되니까 그냥 강행하는 것이 말이 되나? 무분별한 개발경쟁과 금융기관의 부실로 발생하게 되는 부담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금융기관의 부실을 세금으로 메우고 있는 우리 자신과, 풍요로운 먹거리 대신 텅텅 빈 빌딩들을 유산으로 물려받을 우리의 자식들이다. 그 누구도 자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 부담을 본인이나 자식들이 지지 않고 다른 사람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나?


(이 글은 ※<머니투데이> 11월 20일자 칼럼에 실린 글을 일부 수정한 글입니다.)









2011/04/22 15:52 2011/04/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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