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시장이 디자인 서울 사업이 전시 행정 아니냐는 지적에, 신경을 쓰고 있긴 있었나 봅니다.
'세계 디자인 도시 서미트(WDC)' 행사에서 자신의 정책이 폄하 받는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오 시장의 입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바로 '도시 디자인'이며,
단순히 도시의 외관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시스템을 새로 바꾸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판에 대해선 '폄하'나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것은 결과가 말해줍니다.
주장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면 증명하기 어렵겠지요.
그동안 서울시를 걸어다니며 살펴본 바로는, 오 시장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볼까요?
- 한강 수상택시, 처음엔 하루에 4만명이 이용할 것이라 큰소리 치던 이 택시는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이 115명이라고 합니다. 지난 2008년에만 8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9년 8월 기준)
- 가든 파이브,1조 3천억 원을 투자한 이 거대 상가의 실제 입주율은 3%에 불과합니다. 시민 이용률도 저조하고, 개장이 늦어지는 바람에 계약자들의 이자까지 갚아주고 있습니다. (2009년 10월 기준)
- 광화문 광장, 현재 민간위탁예산만 4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조선일보 칼럼에서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반면 서울시 홍보 예산은 3년간 1,100 억원인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도시 디자인, 도시 마케팅, 참 좋은 말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말로 현실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양심이 있는 시장이라면, 그런 말을 입에 올리기 전에 먼저 부끄러워 해야할 판입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이 '폄하'고 '정치적 공세'라고 깍아내리기 이전에 말입니다.
오 시장은 스스로 “디자인은 시민과의 소통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이고 편리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시민과 소통을 했는지, 약자를 위한 배려를 했는지, 편리함과 행복을 가져다줬는지에 대해선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오 시장이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습니다.
아직도 광화문 광장에서는 누가 시위를 하지 않을까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는 경찰들을 1년 365일 내내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서울 시청앞 광장이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머릿 속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서울시민은 시장 머릿속에서나 존재하는 유령 같은 존재가 아니라,
현실에서 발딛고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어서 빨리 '디자인'만 붙으면 다 될 것만 같은, 그런 망상에서 깨어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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